오쇼젠 타로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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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쇼젠 타로 21번 완성 vs 펜넬
읽음 5,786 |  2018-02-01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든 여정을 마무리한 바보는 의아해졌다. 

    ‘왜 이토록 조용한 것일까? 모든 것이 마무리 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혹시 다른 여정이 남아 있는 것일까?’

    누구든 혹은 어떠한 현상이든 나타나 주길 바라면서 바보는 침묵 속에 머물고 있었다.


    기나긴 여정을 끝낸 바보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얼마나 가슴 벅찬 느낌이었을까? 꽤나 길고 어려운 배움의 길이었기에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도 있었으리라. 마지막 완성의 장에 들어서면서 바보는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앞서 이 길을 지나왔을 선배님들과 스승들이 자기를 반겨주며 바보의 수고로움을 칭찬하고 앞으로 나아갈 또 다른 여정을 축복해주는 그런 모습을 말이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인간적인 상상력일 뿐이다.


    ‘완성’은 단순히 목표했던 일을 끝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숙한 ‘완성’은 특징을 가진다. 

    첫 번째, ‘완성’은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한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이루어내야 하는 능동적인 과정이여야 한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완성의 징표들, 예를 들면 졸업장, 자격증, 수료증 등은 진정한 ‘완성’을 만드는 조건이 아니다.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완성을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간혹 주변에서 정해준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 ‘완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완성’의 순간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비록 주변의 기준에서 ‘미완성’처럼 보일지라도 자신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완성은 능동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완성’은 반드시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완성’이라는 단어 속에 ‘성공’이라는 의미를 추가한다면 ‘완성’은 너무나 큰 부담이 되어버린다. ‘토마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였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한 전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에디슨 자신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전구가 될 수 없는 1000가지의 방법을 발견하였습니다.”

    완성은 성공한 1가지 방법에게만 주어지는 이름이 아니다. 1000가지의 실패한 방법 역시 그 하나하나가 완성이다. 

    세 번째, 완성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진정한 완성은 미련도 후회도 없기에 완성했다는 사실조차 의식에서 사라진다. 완성에게 내어주었던 그 자리에는 새로운 길을 향한 여정이 존재할 뿐이다. ‘미완성’의 상태만이 기억에 남고 미련이 된다. 어쩌면 ‘완성’이란 순간순간을 최대치로 살아내고 마지막 불씨마저 태운 뒤 잊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완성의 순간, 마무리 단계에 도움이 되는 향은 무엇이 있을까?

    소개하고 싶은 향은 ‘펜넬’의 향이다.


     

    펜넬은 ‘회향(茴香)’이라고도 불리는 다년생 허브이다. 잎은 마치 가는 깃털같이 생겼고 황금빛 노란 꽃들이 우산을 펼쳐 놓은 듯한 모양을 이루며 핀다. 짓이긴 씨에서 추출하는 펜넬의 향은 매콤함과 달콤함 속에 풋풋한 흙의 느낌도 간직하고 있어서 아니씨드 향과 감초의 향을 연상시킨다. 체내의 수분과 체온을 조절하는 이뇨작용 및 발한 효과가 있는 펜넬은 체내의 수분이 혈관과 피부 조직 사이에 쌓이면서 손발이나 얼굴이 부어오르는 부종 증상에 도움이 되고 공복감을 완화하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도 있어서 다이어트에도 좋다. 펜넬 씨앗의  역사적 용도는 참으로 흥미롭다. 그리스인들은 펜넬 씨앗을 체중을 줄이는 보조제로 인식하였다고 한다. 


    또한 수명을 연장시키고 힘과 용기를 준다고 믿기도 했다. 로마 군인들은 긴 행군동안 펜넬 씨앗을 가지고 다니면서 음식을 조리할 시간이 없을 때 씹어 먹기도 했다고 한다. 중세시대에 펜넬의 용도는 마녀와 악마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충혈이나 결막염을 치료하고 뱀 물린 곳 등에도 처방을 하였다고 한다. 펜넬의 용도를 정리한다면 ‘식욕을 떨어뜨리면서도 힘을 주는 강장효과가 있으며 보호의 역할을 하였다’ 정도가 될 것이다. 펜넬의 모양새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러한 효능에 동의하게 된다. 가늘게 하늘거리는 줄기와 잎의 모양은 날씬함을 상징하는 것 같다. 노랗게 피어난 꽃은 우산 모양을 이루고 있어 무엇인가 해로운 것을 막아 줄 것 같기도 하다. 가녀린 잎과는 대조적으로 튼튼하게 생긴 구근의 모양은 펜넬이 가진 강인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인지 펜넬 향 역시 강한 듯 달콤하고 친근한 듯 톡 쏘는 반전 매력이 있다. 


     

    펜넬의 다양한 힘은 마무리 단계에 만날 수 있는 각종 어려움에 대처하도록 돕는다. 시작은 힘차게 하지만 막바지에 힘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무조건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과도한 힘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자신의 상태를 냉정하게 살펴보고 시작할 때 정했던 마무리지점을 수정해야할 경우도 있으리라. 이 모든 경우에 펜넬향의 도움을 받아보자. 이뇨작용을 돕듯 심리적 노폐물도 수분과 함께 흘러가도록 도울 것이다. ‘완성’의 기쁨은 흔히 느끼는 ‘보람’을 넘어선 ‘초월’을 통한 성장에 있다.


    바보는 스스로 이번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앞으로 다시 시작할 삶의 여정을 침묵의 환희 속에서 맞이할 수 있도록.........


    그동안 "오쇼젠 타로와 향기"를 사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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